<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애순이(아이유역)의 엄마(엄혜란역)는 어린시절 결혼해 남편과 사이에 애순이를 낳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일찍 죽고, 딸을 두고 재취를 갔습니다.
재혼한 곳에서는 자녀가 둘입니다. 딸하나 아들 하나,
남편은 한량중에 한량입니다.
(직업이 무엇인지도 나오지않고, 오랜기간 밭도 그냥 놀리는거 보면 하는일은 딱히 없어보입니다)
언뜻 국문과 문학을 읊는걸 보면 공부는 좀 했나봅니다.
저는 폭삭속았수다가 좋았던게, 악역이 없다는 겁니다.
애순이 엄마의 새아빠인 염병철도 능력이 없을 뿐이지 마음은 따스합니다.
애순이가 장원임에도 가정의 뒷배경이 좋지않아 부모가 도와준 있는 집 자식의 글이 장원을 타고
애순이의 글은 부장원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애순이는 신나서 엄마에게 부장원 받은 글을 보여주러 고개를 넘어 엄마집에 갑니다.
엄마는 늘 작은아버지댁에 정을 못붙이고 재넘어 오는 애순이가 안타깝고 짠하고
본인이 키우면 해주고 싶은걸 다 못해줄까 애달퍼 모지게 외면하고, 못되게 굽니다.
그래도 애순이는 엄마를 보러 재넘어 옵니다.
부장원을 받은 글은 엄마의 마음을 되돌리는 계기가 됩니다. 딸의 애틋한 마음과 이제껏 모질게 했던 모든 말들이 무로 돌아가게 하는 애순이의 시 한편은 눈물이 나는 감동의 시입니다.
개점복
지은이: 삼의팔 오애순
허구헌날 점복 점복
태풍와도 점복 점복
딸보다도 점복 점복
꼬루룩 들어가면 빨리나 나오지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없소
점복 못봐 안 나오나
숨이 딸려 못 나오나
딸래니 속 다 타두룩
내 어망 속 태우는 고놈의 개점복
점복 길어 버는 백환
내가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점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허리아픈 울어망
콜록대는 울어망
백환에 하루씩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백환에 하루씩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그날 저녁 애순이의 엄마는 외삼촌집에서 설거지하고있는 애순이의 팔을 잡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옵니다.
애순이가 늘 못 얻어 먹었던 조기 수손을 새끼줄에 묶어 가져다 던져주고선 말입니다.
그후로 애순이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날 학교 다녀온 애순이가 옴팡지게 팔다리를 흔들며 울어제낍니다.
반장을 못해서 그렇다고 웁니다.
엄마는 '2등도 잘한거야.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하고 웃으며 위로를 하다
관식이가 '애순이가 표를 제일 많이 받았는데 부반장이 되었다'고 이릅니다.
그말에 엄마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만삭시누이가 해야할 밭갈이를 해주고 진주목걸이를 빌리고, 결혼 예단으로 받았던 양장을 차려입고
그당시 선생님 한달 봉급만큼이나 비쌌던 나일론 양말과, 400환을 들고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모진소리 하고 싶지만, 선생님께는 자식맡긴 죄인이라고..
'물심양면'이 되지않아 작아진 목소리로 딸을 잘 부탁한다고 아쉬운 소리를 하고 애순이와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언덕길에서 엄마가 애순이에게 말합니다.
"엄마가 가난하지 네가 가난한게 아니야, 쫄아붙지마, 너는 푸지게 살아'
'물심양면' 도와주지 못하는 엄마가 그래도..딸 기펴게 해주고싶어서 고생도 마다하고
딸을 위해 한달음에 학교로 달려갔지만,
또 큰소리 냈다가 딸이 헤코지라도 당할까 아부만 떨고오는 엄마의 모습
그리고 그러면서도 딸이 당당하고 푸지게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
세상에도 둘도없는 자식사랑이 아닐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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